가을 만두야 잘 가라! *AI가 그린 <교자를 타고 있는 조선의 대신> 이라고 합니다. 출처는 트위터 :)
안녕하세요, 주방장입니다. 저번주 금요일 다들 첫눈 보셨나요? 첫눈을 보면서, 새삼 우리가 꽤 많은 계절을 함께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겨울에 처음 만났는데 다시 겨울이라니! 여러번 계절이 바뀌었음에도 만두를 꾸준히 열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진득하게 본 것이 없어서 만두 재료가 다소 텍스트 위주로 편향되어있는 것 같아 조금은 미안합니다.... 12월은 좀 다채로운 재료들을 많이 가져오는 주방장이길... 올해가 가기 전에 진행할 연말 정산 특집도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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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넷째 주 만두 주요 재료
- 음악 평론 웹사이트 <IZM>
- 한소희가 불안을 껴안는 방법, 에스콰이어 인터뷰
- 성장의 경험을 소개하는 <폴인>
- 마뗑킴이 이렇게나 컸습니다..마뗑킴 브랜드 필름
- 도구리 <실수 세탁소> 전격오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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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없는 K-Pop은 K-Pop이 맞을까? 고민해볼 만두...
새롭게 발견한 음악 커뮤니티 <IZM>을 소개합니다. 제가 이번주에 발견해서 그렇지 사실은 2001년도부터 쭉 존재감을 발현해 온 음악 커뮤니티랍니다. 음악 평론가 임진모씨가 운영하신다고 하네요. Visla Magazine보다 조금 더 대중적인 곡들에 대한 리뷰까지 다룬다고 느껴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특히 정국의 <Golden>관련 앨범 비평에서 꽤나 공감가는 포인트가 있어서 들고와봤어요.
"< Golden >은 계속해서 K팝에서 K를 떼려 하는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지향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스코그래피에 로살리아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르세라핌, 핑크팬서리스의 캐릭터 취향까지 그대로 가져온 뉴진스의 고민 없는 직수입 관습이 더욱 심화 적용되고 있다. 작곡가의 스타일이나 참조 대상의 흔적이 지나치게 묻어나는 트랙의 행렬에서 가수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는 거슬림 없는 영어 가사 소화력 정도. 어쩌면 그의 경쟁상대는 동료 뮤지션이 아니라 근래 유행 중인 AI 음성 프로그램일 지도 모르겠다.
구태여 개인의 정체성 표현이나 철학 타령을 하지 않는 것만은 큰 장점이다. < Golden >은 철저하게 조직화되고 산업화된 공정 속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곡을 수급하는 초호화 A&R 시스템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에드 시런, 션 멘데스, DJ 스네이크 등 유명 작곡진에게서 공수한 '편안히 듣기 알맞은', '트렌디한', '짧은' 곡으로 꾸린 앨범은 지금의 K팝 음악에 대한 세계 각지 일반 대중의 시선을 생생하게 전시한다. 흥행하는 장르와 숏폼 형식 등 주요 상위 키워드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장바구니에 담는 무국적 음악의 표본이 필요하다면 이보다 더 좋은 예시는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시간 K-POP을 경험해왔을 구독자님들의 생각도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곳곳에서 남발되는 'K-'를 보다보면, 'K-스러움'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주한 폭발적인 수요의 증대가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K-POP이 모두를 위한 이지리스닝, '가장 최신의 무언가'로의 노선을 계속해서 택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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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가 불안을 껴안는 방법, 에스콰이어 인터뷰
김연수는 <소설가의 일>에서 현대인의 최선의 윤리로 '자신의 불안을 온몸으로 껴안을 줄 아는 용기'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불안은 우리와 제일 긴밀한 감정입니다. 과거에도 불안했고, 현재도 불안하며, 앞으로도 내내 불안할겁니다. 기자가 불안하다, 라고 꺼낸 한마디에 자신이 불안을 '온몸으로 껴안는' 방법을 공유한 한소희의 인터뷰가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중 인상깊었던 부분을 아래에 공유합니다.
Q. 아까 감정을 탐구한다고 했어요. 그중엔 불안도 있나요?
A. 〈불안의 서〉라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을 꽤 오래 읽고 있어요. 그 책에 인상 깊은 말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24시간 동안 잘 때만 빼고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래요. 그런데 우리는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하거나 단순한 노동을 하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불안을 망각할 수도 있어요. 이 불안은 아주 얇은 종이예요. 그래서 우리는 이 불안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 오늘은 오늘의 불안을, 내일은 내일의 불안을 치워야 하죠. 내 마음에 더는 쌓이지 않도록 매일요.
A. 혹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여기 있다(Marina Abramovic: The Artist is Present)〉(2011)라는 다큐멘터리 보셨어요? 거기에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장면이 나와요. 그 수련이 인간이 불안을 치울 수 있는 최고의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30명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서 거의 아무것도 못 먹게 하고 눈을 감고 숲속에서 가만히 있게 수련을 시키지요. 제가 요즘 집에서 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가만히 있는 일이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5분이든 10분이든 그저 있어요. 저도 기자님처럼 불안함에 취약해요. 그런데 평생을 취약한 채로 살 수는 없잖아요. 분명 사람의 뇌도 어떻게 돌아가는지만 알면 다르게 작동시킬 수 있을 거란 말이죠. 그래서 공부하는 중이에요. 불안에 취약하지 않게 고쳐보려고요.
Q. 저 또 감동했어요. 공부를 해서 고치겠다는 마음이 너무 건강하고 멋져요.
A.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많은 시도를 했어요. 싫은 게 싫어서 훌쩍 떠나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결국 사람은 혼자 서 있을 줄 알아야 하더라고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어요.
A. 대체 불가능한 배우요. 절대 대체 불가능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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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폴인>, 둘러볼 만두
지난주 커리업을 소개한데에 이어, 최근 주방장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는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폴인>을 소개합니다. 주방장에게 폴인이란 '유료 콘텐츠란 이래야 하는구나...'의 정석이 아닐까 싶어요. 양질의 아티클과 인터뷰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한달 구독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무료 구독기간동안 아주 알차고 밀도있게 사용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주방장이 재미있게 읽은 시리즈를 함께 살짝 언급해봅니다.
- 폴인 워큐멘터리 : 일이 길이 된 사람들
- 잡지에서 발견한 기획법
- AI시대의 마케팅
폴인의 콘텐츠 외에도 앱 내에서 좋아하는 디테일이 있다면, 앱 내 검색창에 '성장의 경험을 찾습니다'라는 문장이 항상 띄워져 있다는 것! 앱뿐만이 아니라, 앱 사용자까지 '성장의 경험을 찾는 사람'으로 브랜딩한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든 구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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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뗑킴 브랜드 필름, 그동안 잘 커왔을 만두...
주방장은 최근 신세계 아울렛에 갔다왔는데요, 크게 놀란 부분이 있다면 아울렛에 '마뗑킴' 매장이 있었다는 것! 2015년 블로그 마켓으로 시작한 브랜드의 성장을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김다인 대표는 사임했지만, 1000억대 매출을 달성하고 내년 초 해외로 진출하는 대형 브랜드가 된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 주목됩니다. 이번 마뗑킴의 TVC는 그런 확장의 신호탄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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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 같이 한번 세탁하고 올까요.. 도구리 <실수세탁소>
엔씨소프트의 도구리 캐릭터가 연남동에 <실수세탁소>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 <실수세탁소>라는 컨셉명이 너무 귀여웠어요. 실수를 '세탁'해서 없는 일로 만들어준다니! 직장인들의 일상적인 애환을 여러 콘텐츠, 굿즈에 일관되게 반영해 왔던 도구리다운 컨셉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실수세탁소>의 디테일도 주목할만 한데요, 얼룩을 지워야만 볼 수 있는 오프라인 <실수세탁소>의 위치나, '실수 세탁 유의사항'에서 연봉인상 / 부드럽게 / 전화금지 등 세탁과 회사생활을 연결짓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지우고 싶은 실수를 가진 신입사원분들이 계시다면 어서 가서 말끔히 세탁하고 오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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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마무리하는 오늘의 만두에 주방장의 기대를 한술 얹어보려고 합니다. 11월 28일, <Nothing But Thieves>가 내한합니다! 주방장은 이 순간만을 위해 11월을 견뎌 온 것이어요.........상당히 오랜만에 내한하시는 만큼 만두에도 자리 한켠 꼭 내드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소개드리는 곡은 <Soda>. 이번 투어의 메인이 되는 최신 앨범의 수록곡은 아니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곡 중 하나여요. 개인적으로는 보컬인 코너 메이슨만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곡 하나로 마음을 송두리째 흘려버리는 짓....정말 '도둑이나 다름없다'.....
이번주는 날씨가 살짝 풀렸다 싶었는데 이 만두를 받아보실 금요일 아침이 가장 춥다고 하네요. 좋아하는 겨울 외투,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셋이나 이어폰으로 꽁꽁 무장하고 외출하셨길. 다음주에 또 만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방장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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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by 한재현 loveable.mandoo@gmail.com여기에 주소를 입력하세요. 여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하세요.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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