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도쿄를 견디고 온 따끈하다못해 뜨거운 만두 안녕하세요, 오늘도 반갑습니다. 미리 고백합니다. 이번주 분량 조절은 아무래도 대실패입니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은 동화책 중에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 속 할머니가 된 기분이네요... 고르지 못한 크기, 아무쪼록 양해 부탁드립니다. 빠르게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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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넷째주 만두 주요 재료
- [특집] 2023 썸머소닉 방문기
- 이번 주의 재미있게 읽은 소식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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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소닉, 피부가 잔뜩 탄다 해도 좋을 만두
2월부터 벼르고 별러 온 올해 주방장의 최대 이벤트, 도쿄 썸머소닉 방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한창 페스티벌 예매가 한창이던 2월.. 아주 위험한 병인 '페스티벌 보태보태병'에 걸렸던 주방장은 "이 금액이면.. 좀 더 보태서 일본간다"라는 말을 내내 달고 살다 결국 가게 되었다네요.ㅎ 여러분은 이런 병 걸리지 마라...
더운날 진행된 페스티벌이었지만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라면, 가장 좋아하는 곡의 라이브와 함께라면 금방 지나가더군요. 심장박동과 같이 울리는 스피커, 무대 위를 거침없이 누비는 프론트맨들, 드럼스틱이 부셔져라 드럼을 두드리고 기타와 한몸이 된 것처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그리고 이에 맞춰 열렬히 환호하고 아낌없이 땀흘리는 관중들. 제가 참 좋아하는 여름철 페스티벌의 풍경입니다. 이틀동안 들었던 노래로 꽉꽉 채워넣은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만두를 쓰는 지금, 저는 아주 뜨겁고 땀투성이일 내년의 페스티벌을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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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굿즈 구매, Two Door Cinema Club, Fall Out Boy, Blur, Jacob Collier
1일차는 굿즈도 구매하고 공연장도 둘러보고 할게 참 많았어요. 맘에 드는 티셔츠 두종류와 슬로건을 뿌듯한 마음으로 구매했습니다. 생각보다 공연장간의 거리가 멀어서 목표한 아티스트들을 다 보진 못한게 아쉽지만, 체력적으로 잘했다 싶긴 합니다.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1일차 메인 스테이지에서 인원제한이 걸린 유일한 아티스트는 다른 헤드라이너도 아닌 뉴진스였다고 하네요. 주방장은 폭염 이슈로.. 그 시간에 실내 스테이지를 둘러봤었는데, 새삼 뉴진스의 국제적인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썸머소닉 굿즈를 입고 도쿄를 구경하는 뉴진스... 너무 귀여울지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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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Door Cinema Club : 더운 오후에 더 뜨거운 리듬 끼얹기
마침 저번주 만두의 마무리 곡으로 Two Door Cinema Club의 Wonderful life를 추천했었는데, 한창 좋아하는 마음이 커진 상황에서 라이브를 듣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확실히 라이브로 들었을 때 더 신나는 노래들입니다. 3시경, 가장 뜨거웠을 시간대의 공연이었는데 독기넘치게 수트..를 입고 나와서 상의가 다 젖을 정로도 공연하는 투도어..너네가 내 여름이다! 공연의 시작을 장식한 Two Door Cinema Club의 대표곡 What you know. 전주를 듣는 순간 더운 와중에도 소름이 쫘악 돋았던 2023년 8월 19일 오후 3시,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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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Out Boy : Don't fall out! Stay👁️
주방장의의 1일차 최고의 아티스트는 Fall Out Boy.
페스티벌의 특성상 팬도 많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페스티벌에서 자신들의 최신 앨범 수록곡만 연주하고 가는 밴드? 이건 좀 얄밉다... 그래서 폴아웃보이의 적당한 페스티벌용 편곡 + 대표곡까지 잊지 않고 넣어 준 셋리스트 구성이 참 좋았어요. 또 한껏 '락스러움'을 발산하는 곡들이 많아서, 무더운 여름 다같이 환호하며 즐기기에 최고의 무대, 최고의 한시간이었습니다. 내한.. 언제 오려나.. 주방장의 내한공연 필참 아티스트 리스트에 당장 추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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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곡인 Pheonix도, Immotal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Uma Thurman이 기억에 남네요. 무대 뒤편에 틀어주는 VCR에서 펄프 픽션과 킬빌 속의 우마 서먼이 나오는게 특히 좋았습니다. 'I can move mountains, I can work a miracle'이라는 도입부 가사에 맞춰서는 킬빌에서의 격투 장면이, 'She wants to dance like Uma Thurman'이라는 가사에 맞춰서 펄프픽션의 명장면 중 하나인 존 트라볼타와의 댄스 장면이 나오는 것이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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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멘트 없이 더위 속에서 한시간 내내 노래를 부르는 데도 일말의 힘빠짐도 없이 큰 스테이지를 꽈악 장악하던 보컬 패트릭 스텀프가 인상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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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 : 또 앨범 내라!(내주세요) 좀 더 경쾌한 무언가로...
13년만의 새 앨범 발매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을 blur!. 1일차의 헤드라이너 답게 큰 스타디움을 사람들이 가득 메웠습니다. 정말 유명한 밴드고, 저도 블러의 노래 참 좋아하지만, 소신발언 하나 하자면... 이번 앨범은 여름에 듣기엔 좀 쳐지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그래도 중간중간에 주방장이 제일 좋아하는 블러의 대표 앨범인 '13'의 곡들을 많이 연주해줘서 좋았어요. (설마 13년만에 도쿄에 온 기념으로 13을 그렇게 많이 불러준 것인지?라는 생각이 방금 드네요. ㅋㅋ) 최애곡인 'Coffee & TV'의 전주가 나올 때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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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 무대에서 또 하나 좋았던 점은 무대 연출입니다. 보통 페스티벌에서는 양 사이드 스크린엔 아티스트 얼굴을 중계하고, 가운데 스크린에서는 VCR을 많이들 틀던데 블러는 가운데 스크린까지 중계로 담은게 인상깊었어요. 다양한 필터 효과가 입혀진 장면이 계속해서 틀어지면서, 지금 이 순간이 영화가 된 것 같았어요. 이런 영화라면 평생 볼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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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Collier : 그저 비범하다는 말밖엔.
1일차의 마지막은 Jacob Collier로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다쪽에 위치한 비치스테이지는 제이콥과 참 잘 어울렸어요. 다양한 소리들을 켜켜이 쌓아가는 제이콥의 음악 세계에 바람소리, 바다 내음이 얹힌 것이 무척 잘 어울렸습니다. 무대 세팅에 꽤 많은 시간을 들이길래 뭐하려나.. 궁금했었는데 다양한 악기, 조명, 식물이 어우러진 무대는 보기만 해도 참 좋았어요. 다른 인터뷰를 보니, 평소 무대를 자신의 방처럼 꾸미는 것을 지향한다고 하네요.
피아노를 쳤다가, 기타를 쳤다가, 키보드를 쳤다가 바쁘게 무대 위를 뛰어다니고, 관객들의 소리마저 화음으로 사용하는 제이콥은 뜨거운 썸머소닉 1일차의 아주 훌륭한 마무리였습니다. 그래미상을 21살때 두개나 받을 만도 했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네요. 가장 좋아하는 Time Alone With You, 신곡인 WELLLL까지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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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Liam Gallagher, Kendrick Lamar
2일차는 아침에 쇼핑을 열심히 하고 저녁 헤드라이너 위주로 감상하러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스탠딩에 있으려면 그 정도 체력은 있어야 하니까...) 빠르게 생맥주 한잔을 비워서 텐션을 올렸습니다. (깜짝 퀴즈: 주방장은 이틀동안 총 몇잔의 맥주를 마셨을까요? 푸슝에서 정답을 맞춰보세요 ;;)
Liam Gallagher : 오아시스로 모두가 하나되는 마법같은 순간
2일차에서 제일 기대했던 아티스트는 리암 갤러거. 사실.. 썸머소닉을 처음 예매할 때만 하더라도 오아시스 재결합 소식이 살살 돌아서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깜짝선물로 .. 썸머소닉에서 재결합을 발표하면 어떡하지? 맨시티 우승도 했는데.. 진짜 재결합하는거 아니야?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__^ 그래도 리암 갤러거 본인 노래 뿐만이 아니라 오아시스의 명곡까지 넣어준 셋리스트에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바로 옆의 일본인, 그 앞의 미국인, 한국인 주방장까지 원더월과 샴페인 슈퍼노바를 목청껏 부르는 엔딩은 상당히 감동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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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 그루브와 비트로 끝맺는 황홀한 이틀
켄드릭 라마의 무대는 상당히 '공들인' 무대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함께 무대를 채우는 댄서들의 복장이나, VCR로 틀어지는 아트웍 등등. 썸머소닉의 마지막 무대였던 만큼, 신나는 비트에 맞춰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 수 있어서 좋았어요. 험블, 로열티, DNA 등 조금이라도 히트하고 유명한 곡부터, Starboy같은 피처링 곡까지. 숨돌릴 틈 없이 꽉꽉 채워진 1시간 15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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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의 무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관객들에게 핸드폰 플래시를 켜달라고 요청한 후 부른 LOVE. 'Just love me. I wanna be with you'라는 후렴구를 떼창하면서, 눈 앞을 가득 메운 플래시의 바다를 바라보는 켄드릭의 기분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이틀간의 썸머소닉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있는 아티스트의 기분이 궁금해졌던 순간이었어요.
노을이 예쁘게 지면 카메라를 꺼내 노을을 찍고, 좋은 그림 앞에서는 몇시간이고 시간을 보내며, 신나는 노래에 땀범벅이 될지라도 리듬을 타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우리 모두의 '공통의 미감'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이틀이었습니다. 주방장도 그런 '공통의 미감'에 조금 더 가까운 창작물을 만드는, 만드려 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합니다. 주방장과 만두가 과연 그런 방향으로 잘 가는지 옆에서 지켜봐주세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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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재미있게 봤을 만두?
: 도무지가 희한합니다. 이 더운 여름에 어찌하여 한국인들은 설탕바른 과일에 빠져버린 것일까요? 탕후루가 유행이구나 - 는 알아도, 탕후루가 너무 유행이어서 생기는 문제들도 있다는건 미처 몰랐네요. 보고 피식했던 탕후루 관련 트윗도 하나 놓고갑니다 .
: '사람같이' 생각하는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생각이 많아지던 뉴스였습니다.
: 택배차로 레이스를 한다면...? 드라마 <택배기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귀엽고 신박한 이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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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신나서 잔뜩 주절거렸습니다. 쓸 때는 별 걱정 없이 쓰는데, 보내기 전 다시 한번 읽다 보면 왜이리 걱정되는지 모르겠어요.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지루하면 어떡하지 등등의 걱정이 9시 50분경엔 마구 피어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여러분이 선택한 만두랍니다 :)... 그러다가도 10시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걱정을 툭툭 털고 다음 만두에 넣을 재료를 찾고 있는 주방장입니다.
음악 얘기를 너무 길게 했으니까, 이번에는 마무리 음악 대신 마무리 그림을 넣어보려고 합니다.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그림이라는 < Viva la vida>입니다. 다양한 면면으로 쪼개진 수박의 색감이 참 탐스러워요.왜 프리다 칼로는 수박 그림에, 직역하자면 <인생 만세!>라는 제목을 붙였을까요? 이에 대해 트위터에서 '온전한 형태의 수박도 쪼개짐을 통해 단맛을 볼 수 있다는 것. 온갖 고통 속에서도 빛나는 프리다의 삶에 대한 긍정이 멋지고 아름다웠다.' 라고 누군가 덧붙인 해석이 참 좋았습니다.
공식적인 여름의 마지막 만두입니다. 님의 여름은 어땠나요? 온전했을까요, 아니면 나름의 '쪼개짐'을 겪는 시기였을까요. 쪼개진 단면에서도 달콤함과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여름이면 좋겠네요.
다음주에, 가을에 또 만나요!
-주방장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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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슝은 주방장과 채팅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곳입니다. 피드백, 자유로운 감상, 이게 좋았다 등등 어떤 말도 좋으니 언제든 편하게 들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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