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 만두와 함께해요🍂 안녕하세요, 주방장입니다.
9월 첫번째 날, 모두에게 따끈한 만두를 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이번 계절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번호에 여름 마지막 만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상 오늘이 찐_최종_마지막 여름 만두이긴 하네요! ㅋㅋㅋ 그래도 만두가 전달되는 시점은 가을, 그것도 가을의 맨 첫 날이니까 이건 가을 만두의 시작이라고 우겨보겠습니다.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
|
|
🥟8월 다섯번째 주 만두 주요 재료
- 넷플릭스 <마스크걸> 정주행 소감
- 당근마켓 안녕, 이젠 '당근'
- 나영석 PD 인터뷰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바꾸지 않으면 답이 없으니까"
- Let it be summer - Young K |
|
|
🥟마스크걸, 원작과 달라도 재미있을 만두
저번 만두에 들어갔어야 더 따끈했나? 싶긴 하네요. 그래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정주행 했을 만큼 재미있게 봤습니다. 좋았던 부분들을 한번 얘기해 볼게요.
(*아래에는 <마스크걸>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내용이 이어집니다)
원작과 다른 부분, 어떻게 생각해?
7부작이라는 꽤 짧은 호흡 안에서 원작 웹툰 마스크걸 속의 주요 인물 서사를 담아내기 위해서 각색은 필수적이어야 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주인공 마스크걸의 행동에 대한 설명이나 심리 묘사가 되지 못하는 부분이 확실히 아쉬웠지만, 원작과 다른 인물 간의 관계성을 지켜보는 재미도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벽지가 이렇게 예쁠 일인가? - 류성희 미술감독
<헤어질 결심>의 '벽지'가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 기억하시나요. <헤어질 결심>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벽지나 세트장을 더 집중해서 보게 되더라구요. 김모미의 방과 딸 김미모의 방 벽지가 같은 채도지만 다른 패턴의 벽지인 것이나, 최초의 살인이 일어난 모텔방 등 주목할 만한 디테일을 가진 세트들이 많았습니다.
염혜란 배우 만세!
<더글로리>부터 <마스크걸>까지, 올 한해 굵직한 히트작들의 크레딧엔 염혜란이라는 이름 세글자가 빠지질 않습니다. 웹툰 속 주오남의 엄마가 현실로 걸어나오면 정말 저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복수를 위해 총까지 구매하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심지어 종교까지 마음대로 믿어버리는 이 '미친 엄마'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정말 드물 것 같습니다. 관련한 인터뷰 기사 하나를 인용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극중 억척같은 아줌마에서 무시무시한 노인의 역할까지 연기해낸 그는 알고 보면 1976년생이다. 그가 대중에 익히 알려진 작품 속 대부분 역할은 ‘아줌마’였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동은이의 복수를 실행하는 데 앞장서는 ‘현남 이모님’, OCN <경이로운 소문 1, 2>에서 치유 능력을 가진 추매옥 역할 모두 ‘아줌마’다. 조금 젊은 아줌마 아니면 조금 나이든 아줌마의 차이일 뿐. 염혜란은 “아줌마라는 미명 아래 너무 전형적으로 보여서 그렇지 실제로 30대 여자, 40대 여자, 다양한 사람이 많다. 엄청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더 다양하고 멋있는 아줌마, 더 많은 전사(前史)를 가진 아줌마들을 만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기사 전문 바로가기) |
|
|
🥟당근마켓 안녕, 이젠 '당근'
"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는 다정함과 친화력, 협동심을 종의 생존 비결로 꼽습니다. 책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의 저자 최재천 교수는 “자연계의 모든 동식물 중 손을 잡지 않고 살아남은 동물은 없습니다. 모두 손을 잡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새로운 이웃의 질문에 답변을 선뜻 달아주고, 자신에겐 필요 없는 물건을 대가 없이 나누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웃을 만날 때 마음 한구석에서 몽글하게 피어오르는 이상하고 따스한 감정의 힘을, 우리는 어떤 이론이나 설명 없이도 이미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지요.
친절한 배려, 사심 없는 베풂, 이렇듯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마음들은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인해 오갈 데가 없어지거나, 혹은 IT 기술과는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근에서만큼은 이러한 마음들이 그 자체로서 유효합니다. 당근은 따뜻한 마음과 이웃을 향한 사려 깊은 관심이 건강한 지역 생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데 가장 좋은 시작이 되어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넘어 다양한 소통과 연결을 자아낼 당근은 앞으로도 동네 안에서 피어나는 여러 상호작용이 정서적이면서도 기능적인 효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의 상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다짜고짜 인용부터 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손해보지 않고, 스마트하게, 효율적으로. 요즘 주방장이 깐 어플들의 공통점입니다. 이런 목적성을 가지고 기획되는 서비스들이 틀렸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개인'을 주어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와중에도 '이웃'을 주어로 꿋꿋하게 우리의 생활을 바라보는 당근의 관점이 좋을 뿐입니다. 누군가는 당근에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고 말합니다. 계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 또한 팩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리브랜딩을 기념하여 블로그에 업로드한 글을 읽고, 1분 30초 남짓한 브랜드 필름을 보면서 주방장은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한 이들의 연구가 멈추지 않기를, 그리고 끝끝내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의 상징'이 되기를 자꾸자꾸 바라게 됩니다. 당근 리브랜딩 소개 페이지 바로 가기
|
|
|
🥟이미 나 빼고 다 알고 있을 만두? 나영석 PD의 채널 십오야 속 제작진들
만두를 쉬는 동안 가장 열심히 본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단언컨대 채널 십오야입니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그동안 채널 십오야가 여러 배우, 인플루언서, 연예인들을 확실한 '스타'로 만드는 역할을 해줬다면, 그런 스타를 만드는 '제작진'들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제작진들끼리 운동회를 가고, 이번에 첨부한 영상처럼 MT를 가고, 나영석PD와 얘기를 하고, 그걸 찍고 편집해서 올린 영상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합니다. '배드민턴 진짜 잘 치신다'라는 반응부터 '제작진이 이런 것까지 하는 줄 몰랐다'까지 다양한 반응이 댓글창을 채웁니다.
사실 나영석 PD가 어떤 마음으로 이걸 하는지 잘 몰랐었습니다. 그저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려니, 생각했는데 7월달에 위버스와 한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저한테 지금 제일 큰 고민은,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저게 잘돼야 하는데... 계속 그 생각만 하는 거고, 그 이면에는 거기에 연결된 사람들이 있잖아요. PD와 작가들. 그 친구들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들도 이걸 통해서 인생이 한 단계 점프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그런 것들이 요즘 저한테는 좀 큰 의미예요. 제가 너무 이타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점프가 나의 점프라는 생각을 분명하게 하고 있어요. 일하면서 점점 그런 생각이 강해지고 있어요. " 나영석 PD 인터뷰 전문 바로가기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성공과 성장까지 함께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는 믿음. 직업인으로서의 님에게도 이런 마음이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
|
|
🥟늦여름의 끝에서 부르는 영원한 여름, Let it be summer - Young K
여름을 6일 가량 남겨놓고, '여름'이 제목에 들어간 노래를 내다니. 이건 심상치 않다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좋네요. 노래 가사에 감히 선호를 매기자면 '쉬운'가사들을 좋아합니다. 유치할 정도로 쉬운 가사들이 좋아요. 쉬운 가사를 통해 전해지는 결코 뻔하지 않은 진심. 청자의 귀로, 머리로 바로 날아가 꽂히는 곡들은 언제나 취향입니다. 선공개곡이 이 정도면, 다른 수록곡들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눈물마저 얼어버릴 날이 와도 잊지 않게 녹여 버릴 수 있게 계속 간직할게 오늘의 여름을'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는 말은 다른 말로 다른 계절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낮다는 뜻일겁니다. 가을을 코앞에 두고 어쩐지 막막함을 내심 느끼고 있던 주방장에겐 이 노래가 꽤 강력한 위로이자 응원으로 다가왔습니다. 님도 한번쯤은 들어보시길.
이번주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방장 배상- |
|
|
* 저번주 보내준 푸슝들 모두 답장 완.
* 푸슝은 만두 구독자와 주방장이 대화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언제든 무엇이 되었든 와서 푸슝 한마디 남겨주시면 창작에 아주 큰 힘이 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