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만약에 내가 간다면 내가 다가간다면 넌 어떻게 생각할까 용기 낼 수 없고 만약에 네가 간다면 네가 떠나간다면 널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자꾸 겁이 나는걸 내가 바보 같아서 바라볼 수밖에만 없는 건 아마도 외면할지도 모를 네 마음과 또 그래서 더 멀어질 사이가 될까 봐 정말 바보 같아서 사랑한다 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만남 뒤에 기다리는 아픔에 슬픈 나날들이
두 두려워서 인가봐
안녕하세요, 벌써 10월의 마지막 만두를 쓰고 있다는 것이 여간 믿기지 않는 10월 27일입니다. 가을도 벌써 3분의 2가 훌쩍. 이번 2023년의 가을은 님께 어떤 계절이었나요. 주방장에게는 이런저런 와중에도, 어찌저찌 잘 누려보려고 했던 계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요즘 SNS를 돌아다니다보면 머리 아픈 소식들이 참 많아요. 정치고 사회고 연예계고 온통 뒤숭숭하기에 썩 마음이 편치는 않은 10월 말이지만, 11월에는 이 모든 것이 조금은 나아지리라는 작은 낙관을 가져봅니다. 님의 11월도 아주 조금이나마 더 나을거라는 아주 근거 없는 낙관을 담아 이번주의 만두를 빚습니다.
🥟10월 마지막 주 만두 재료
- 박새별이 넓히는 AI음악의 세계
- 술술 읽기 좋은 짧은 단상, 서영수 블로그
- 레드벨벳 컴백.. 주방장 너무 기대되잖니..
- [만두기행] 가지만두에 맥주 한잔!
🥟AI 음악, 커버를 넘어 창조의 영역으로? 흥미로울 만두
AI 칸예웨스트의 오르막길, AI 브루노마스 등 AI 기반의 음악은 올해의 확실한 트렌드였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박새별의 시도가 인상깊어서 만두에도 공유합니다. 이번 EP <Everblooming>의 수록곡인 <Fall in Love>를 듣다 보면 남자 목소리가 나옵니다. 누가 피처링했지..? 싶어서 크레딧을 보면 온통 박새별 뿐. AI로 목소리를 바꿔서 부른 곡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커버곡 차원에서 AI를 음악에 접목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가수 본인의 목소리를 AI를 통해 보다 다양하게 변주하고 이를 창작에 활용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아 흥미로워서 함께 소개해봅니다. 음악과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받으셨다니.. 역시 수상하게 고학력자가 많은 안테나뮤직...
🥟서영수 블로그, 흥미로울 만두
간만에 아주 흥미로운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서영수씨와의 만남은 아주 운명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운명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했지만.....트위터 타임라인이 새롭게 맺어준 인연입니다. 차곡차곡 쌓인 1001개 (2023.10.27 기준)의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어떤 글은 책 속의 문장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하고, 좋은 곡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합니다. 짧지만 잘 정돈된 생각들을 엿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서영수씨의 글이 이래서 좋다! 라고 세세히 짚을 능력은 안되지만, 서영수씨가 꾸준히 1000여개의 글을 써온 것은 확실히 좋습니다. 서영수씨를 잘 모르지만, 서영수씨가 꾸준히 뭔가를 계속 쓰는 사람이라는 것은 서영수씨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는 것을 압니다. 여러 글 중에서도 <근심 어린 사람이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링크로 달아둡니다.
🥟레드벨벳 정규 3집 컴백.....너무 기대될 만두.....
레드벨벳이 정규 3집으로 11월 13일에 컴백한다고 합니다. 매번 컴백을 할 때마다 어떤 새로운 컨셉으로 나올지 기대를 하면서 보곤 하는데 이번에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주방장은 특히 영어 레드벨벳을 한자처럼 쓴 타이포가 인상깊었어요. 일본어를 영어처럼 쓰는 것은 본 적이 있는데 한자를!!!! 하!!!!(이마 짚) 같이 공개된 멤버별 티저들로 보아 이번 컴백 역시 예사롭지 않을 것 같아서 너무 기대됩니다. 오라, 달콤한 컴백이여....
[만두기행] 가지만두에 맥주 한잔
가지만두는 식기 전에 먹는 것이 제일 맛있습니다. 가지라는 식재료는 튀겼을 때 그 매력이 비로소 발휘되는 재료같아요. 바삭한 튀김옷 안으로 말캉한 가지가 씹히는 것이 참으로 맛납니다. 입천장이 몇번이고 까져도 아깝지 않은 음식. 함께 시킨 차가운 맥주로 식혀주면 그만이니까요.
가지만두는 생각해보니 꽤 웃긴 음식입니다. <가지 안에 고기소를 넣어 튀겨낸 음식>이라 '음~ 가지가 만두피 역할을 해서 가지만두구나' 싶어서 여기까진 이해가 갑니다.
그치만 이런 원리라면 안에 고기소를 넣어서 튀기는 고추튀김(신사 한추의 고추튀김아 그리워라..)도 고추튀김이 아니라 고추만두여야 할 것 같고? 짱구와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 열심히 먹던 피망 츠쿠네도 피망만두여야 할 것 같고? 혼자 대뜸 가지 '만두'라는 이름을 차지한 메뉴같아서 퍽 웃깁니다. 왜 여기서 인삼밭의 고구마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인삼밭에서 스스로를 인삼이라고 생각하는 고구마나, 여러 만두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만두라고 생각하는 튀김은 좀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실없는 생각이 길어졌습니다. 만두면 어떻고 튀김이면 어떻습니까. 가지만두건, 가지튀김이건 정말 좋은 맥주 안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걸요 😋
추운 날씨에 듣는 달달한 노래만큼이나 기분을 업시키는 것이 또 있을까요. 이번주는 Mac DeMarco와 Ryan Paris의 Simply Paradise를 굉장히 자주 들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노래를 부르는 둘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사랑스러워요. (이탈리아의 바다쯤 되어야 simply paradise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걸까 싶기도..) 이탈리아의 바다보다는 꽤나 삭막한 한국의 가을이지만, 각자의 손쉬운 천국이 하나쯤은 다들 있기를 바라며 이번주 만두를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