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만두가 왔어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차례 비가 온 이후로 날씨가 갑자기 겨울이 되었습니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급히 겨울 외투를 꺼내 입었던 한주였습니다. 절기상으로는 화요일이 이미 입동이었다고 하니, 어쩌면 그냥 겨울이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계절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는 건지 오늘자 만두를 보내는 주방장은 감기로 골골대는 중입니다.
감기 얘기가 나온 김에 오늘은 진행 방식을 조금 바꿔서 만두기행으로 시작해볼까 해요. 이번주 만두기행은 저의 목요일 저녁인 야매 물만둣국 이야기입니다.
물을 끓이고, 아무 종류의 만두를 먹을 만큼 넣고, 몇알 국자로 으깨고, 다시 간을 본 다음 계란을 풀어 냄비째로 먹는 레시피. 레시피라 하기 민망할 정도네요. 라면이랑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하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뭔가 나름의 정성을 한숟갈 더 넣은 느낌. 라면보단 만두에 단백질이 조금이라도 더 들어있으니 든든하고 영양가도 좋을 거라는 이상한 믿음. 이 느낌적인 느낌과 못 믿음직한 믿음이 더해진 야매 물만둣국이 주는 온기로 어떻게든 마감을 해보려 애쓰는 목요일 밤입니다. 다들 부디 감기 조심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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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 주 만두 주요 재료
- 이번주의 유용추: 트위터 애드맨, UX 아카이브 사이트 UPA
- 문학동네 <우리는 시를 사랑해> 뉴스레터
- 소설가 김애란 "글쓰기는 노동과 비슷, 반복과 반복이 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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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용할 만두..트위터 애드맨, UX 아카이브 사이트 UPA
최근의 주방장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두 소스를 소개합니다. 나눠서 소개하기엔 분량이 애매한 관계로 ㅎ. 두개를 묶어봤습니다.
: 주로 미디어와 콘텐츠 (영화, 드라마, 책, 연극 등) 에 대해 각종 기사 및 리트윗이 주로 올라오는 개인 계정인데, 굉장히 일관된 주제와 + 양질의 콘텐츠를 공유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블로그에는 콘텐츠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트위터에는 콘텐츠에 대한 반응, 콘텐츠를 다룬 기사가 주로 업데이트됩니다.
: UX리서치 기업 디비에서 운영하는 각종 UX 패턴을 아카이빙한 사이트입니다. 로그인/홈/가입/온보딩 등 세부적인 여러 카테고리로 구분되어있고, 전체 데이터 수도 1,232건정도 됩니다. 관련 태그도 달아두어 검색할때 특히 용이하더라구요. 프로덕트/서비스 기획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틈틈히 둘러보기 좋은 웹사이트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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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우시사(우리는 시를 사랑해), 구독할 만두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뉴스레터입니다. 황인찬 시인과 아날로그 키퍼 대표 문경연 작가가 매주 수요일마다 편지를 한통씩 보냅니다. 그간 만두에 소개하진 않았는데, 이번주에 공유받은 편지가 참 좋아서 만두에도 옮기고 싶었어요.
11월 8일에 발송된 우시사에서는 이현승 시인의 <가로등을 끄는 사람>이라는 시를 전합니다. ( 시 전문) 이 시는 '저기 어디 가로등을 끄는 사람이 있다. / 고요히 5시의 눈을 감기는 사람이 있다.'의 두 행으로 마무리되는데, 여기에 대해 황인찬 시인이 덧붙인 말이 참 좋았어요.
가로등이 꺼져버리고야 마는 그 순간은 막막하고 답이 없어 더욱 하염없는 우리의 삶을 은유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속절없이 가로등이 꺼져버리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것은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가로등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끄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이 삶의 속절없음을 살짝 비틀어버리고, 나 혼자 이 새벽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와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있노라 말하지요.
11월. 야근의 달인가 봅니다. 카톡방에서 야근이라는 단어의 출몰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야근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어쩌다 뜬 눈으로 맞이하게 된 우리들의 새벽 5시가 지나치게 쓸쓸하거나 괴롭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현승 시인과, 우시사의 말을 빌려 한 줌의 작은 응원을 더해봅니다. 우시사 구독은 이 링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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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애란 인터뷰, 읽어볼 만두
샤르자 국제도서전에 참여한 소설가 김애란과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 곳곳에 김애란에 대한 기자의 편애가 군데군데 묻어있어서 참 재밌고 또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글쓰기는 지난한 노동 과정과 비슷해요. 반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영감을 받아 아름다움과 특정한 리듬, 유려한 표현이 나올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난한 노동과 반복의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나옵니다.
소설이 이야기에만 의존할 거면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야기를 드라마나 웹툰이 아니라 왜 소설로 경험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장을 생각한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며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그림과 연기 등 다양하고 생생한 방식으로 생산해내는 상황에서 문장, 그러니까 소설을 통한 이야기 전달은 상대적으로 불친절해 보입니다. 그러나 문장을 따라가며 인물의 이야기가 다름 아닌 자신의 이야기임을 발견하는, 읽는 독자로 인해 무수하게 의미가 덧입혀지는, 문장으로만 경험하는 이야기만의 매력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내년 초에 나온다는 김애란의 신간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인터뷰 전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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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무리 곡도 따끈한 무언가로 하고 싶었습니다. 권나무의 튀김우동입니다. 가사가 참 귀엽고 좋은 곡이어요. 늙어서 다 마를 때까지만 곁에 있어달라 하다가도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튀김 우동이 다 익는, 짧은 시간만이라도 곁에 있어달라고 하는 태세전환. 참으로 귀여운 집착입니다. '뜨겁게 널 사랑한다 말하지만 정작 따뜻하진 못하고' 이런 가사도 참 좋죠.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너무 허황되어보이진 않을지 한참을 고민하는 귀여운 모습을 잔뜩 상상하게 됩니다.
만두가 다 쪄질때까지... 곁에 있어줘............
이번주 만두는 여기서 마무리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방장 배상 -
*저번주 링크 부재 이슈 미안합니다 .....:) 오늘은 더블체크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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